<할매보쌈>은 1991년 오픈해 23년을 이어온 ‘보쌈 전문점’이다. 안주를 겸한 별미로 내는 ‘파전’과 ‘쟁반국수’ 등을 제외하고는 보쌈 한 가지로 20년 넘는 내력을 다져온 만큼 손맛이 만만치가 않다. 옥호가 <할매보쌈>인 것은 처음 문을 열 때, 당시 명성이 있었던 ‘할매보쌈’의 체인점으로 시작했기 때문이지만 지금은 관계가 없다고 한다.
체인점 형태로는 도저히 고객들의 취향을 따를 수가 없고 자신의 역량도 제대로 발휘할 수가 없어서 개업 1년 만에 홀로서기를 했다고 한다. 이후 전국의 이름난 보쌈 집을 안 가본 곳이 없고 여기에 자신만의 노하우를 얹어 지금의 맛을 살려내 고객들로부터 두터운 신뢰를 쌓고 있다는 것이다.
주인 ‘천병기씨 부부’는 자신들이 찾아낸 노하우는 결코 대단한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보쌈 맛의 기본핵심은 ‘돼지고기’와 ‘보쌈김치’의 재료가 얼마나 신선한 것인지에 따라 맛의 바탕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조직이 살아있는 갓 잡은 신선한 돼지고기의 선택이 첫째고, 삶는 과정에서 생강, 마늘, 대파, 계피 등을 넣고 된장을 약간 풀어주는 데, 주인의 정성에 따라 담백하면서 구수하고 부드러운 맛의 깊이가 결정된다고 한다. 그리고 삶아 낸 이후에도 식으면서 맛이 점차 떨어지기 때문에 하루 3~4 차례 고객들이 드는 시간대에 맞춰, 금방 삶아낸 것이나 다름없는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한다.
상차림도 ‘보쌈김치’와 ‘돼지고기’에 잘 어울리는 ‘절인 배추 속’과 ‘상추쌈’을 곁들이고, 입가심용으로 ‘도토리묵 냉채’와 ‘된장국’ 등을 내는 데 가격과 원가를 낮추어 고객의 환심을 사려는 영업방법만큼 위험한 것은 없다고 강조한다.
잘 삶아진 담백한 돼지고기의 부드럽고 깊은 맛이 흐뭇하리만큼 만족스럽고, 가격에 비해 양도 넉넉한 <할매보쌈>! 한 번 다녀간 고객은 말 없이도 다시 찾아와 단골로 이어지는 돼지 보쌈의 진미를 부드러운 ‘처음처럼’과 함께 맛깔지게 즐겨보시길 바란다. (편집자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