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족발> 앞에 줄 서보지 않은 자, 족발을 논하지 말라!”
족발 뼈 좀 뜯어봤다 하는 미식가라면 ‘성수족발’이라는 이름만 들어도 모두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웁니다. 한 번도 안 먹어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먹어본 사람은 없다는 ‘성수족발’! 오늘 처음처럼도 만나고 왔습니다.
지하철 2호선 성수역 1번 출구로 나와 ‘약’ 간판이 있는 첫번째 골목에서 오른쪽으로 꺾으면 바로 보이는 <성수족발>! 유명한 맛집답게 점심 시간이나 저녁 시간에는 사람이 많아 줄이 길게 늘어서고, 그날 준비한 족발이 다 떨어지면 장사도 접는다기에 조금 이른 시간에 부리나케 달려갔습니다.
가게 안은 그리 넓지 않았는데요. 좌식 자리가 네 줄, 의자에 앉는 자리가 두 줄 정도였는데, 운 좋게도 마지막 남은 한 자리를 잡았답니다. 만약 가게 내부에 자리가 없다면 족발을 포장해서 옆 건물 ‘술고파’로 가면 되는데요. <성수족발>과 제휴가 되어있기 때문에 눈치 보지 않고 편하게 먹을 수 있다고 하네요.
쉴 새 없이 팔려나가는 족발 수량을 맞추느라 계속 족발을 써는 사장님의 손놀림을 보며 기대감 UP! UP! 점심부터 이렇게 사람이 많으니 저녁에는 조금이라도 늦게 갔다간 거의 맛보기 힘들 것 같아요.
드디어 모습을 드러낸 ‘성수족발’!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짙은 구릿빛 족발은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게 하는데요. 가장 작은 사이즈를 시켰는데도 접시에 가~득 푸짐하게 나옵니다. 푹 삶아낸 족발은 특유의 향이 후각을 자극하는데요. 야들야들 기름기 없이 담백하게 썰린 비주얼부터 ‘처음처럼’과 안 어울릴 수가 없겠어요.
젓가락 굵기와 대비되는 ‘성수족발’의 두툼함! 게다가 얼마나 부드러운지 살코기와 껍데기가 자꾸 분리되어 젓가락으로 집기가 어려울 정도예요. 비계는 부드럽지만 쫄깃하고, 살코기는 한입에 가득 찰 정도인데도 전혀 뻑뻑하지 않죠. 잡내가 전혀 없다는 것도 ‘성수족발’만의 인기 비결!
족발의 껍질은 쫀득함, 그 자체인데요. 처음엔 달착지근했다가 씹으면 씹을수록 짭조름한 양념이 아주 맛깔납니다. 신선한 족발에서만 느낄 수 있는 야들야들한 비계가 입안에서 부드럽게 풀어지며 고소한 풍미를 내는데요. 시원한 ‘처음처럼’ 한잔까지 쭉 들이키면 입에서 사르르 녹아 없어져 버리는 것 같아요!
첫 쌈을 야무지게 한 번 싸볼게요. 상추를 준비한 뒤 두툼한 족발을 매콤한 소스에 푹 찍어 얹고, 고소하게 양념 된 부추와 배추겉절이, 쌈장을 찍은 고추와 마늘까지 얹어줍니다.
그다음 한입에 쏘~옥 넣고, 부드러운 ‘처음처럼’으로 마무리하면… ‘음~!’ 하는 감탄사가 절로 흘러나오죠.
‘성수족발’은 다른 족발보다 조금 달큰한 편인데요. 담백하면서도 단짠의 매력을 고루 갖추고 있는 ‘성수족발’은 삼겹살, 치킨같이 기름진 음식과는 또다른 매력이 있네요.
함께 차려진 밑반찬들도 아주 맛있었어요. 상쾌한 무생채는 깔끔하게 뒷맛을 잡아주고, 심심하게 양념 되어 한입 가득 먹어도 짜지 않은 겉절이도 족발과 원래부터 짝궁이었던 듯 잘 어울리죠. 맨입에 족발만 먹어도 맛있지만, 이런 반찬들과 함께 먹으면 그때마다 또 다른 맛이 나니 한 접시를 마지막까지 질리지 않게 즐길 수 있어요.
그중에서도 가장 많이 손이 갔던 것은 이 ‘부추 무침’이었는데요. 향이 너무 좋고, 깨가 아낌없이 뿌려져 있어 정말 고소했어요. 쌈을 쌀 때도, 족발과 함께 먹어도, 그냥 부추만 먹어도 굿.
부추에는 비타민 A, C가 풍부하고 포도당과 단당류로 구성된 당질도 많아 술 마실 때 함께하면 특히 좋답니다. 동의보감에서 ‘간의 채소’라고 부르기까지 하니 앞으로 ‘처음처럼’ 한 잔에 부추 한 젓가락, 잊지 마세요.^^
그렇게 고소하고 야들야들한 살점들을 먹다 보면 족발의 별미, 왕뼈 등장! ‘처음처럼’과 비교해도 정말 크죠? 진짜 족발 마니아라면 이 뼈에 붙은 고기가 얼마나 맛있는지 아실 텐데요. 체면도, 내숭도 버리게 하는 왕뼈의 맛! ㅇㅈ?
서울 3대족발의 위엄! 이제까지 먹었던 족발의 맛을 모두 잊게 만드는 인생족발을 맛보고 싶으시다면 <성수족발>로 가 보세요. 매 잔마다 입안을 부드럽게 씻어주는 ‘처음처럼’과 함께라면 고기도 술술, 술도 술술 넘어가는 달착지근한 맛있는 시간을 즐길 수 있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