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하루 겨울로 가까워지는 요즘! 그 어느 때 보다 따~끈한 국물이 당기곤 하는데요. 속이 꽉찬 만두와 뜨근한 국물이 어우러진 만둣국 한그릇이면 처음처럼은 금새 한병 두병 늘어만 갑니다. 오늘은 속이 꽉차 든든한 만두로 유명한 신사동의 맛집 '만두집'을 소개해드립니다! ^^
만두집은 압구정동 갤러리아백화점 앞 횡단보도와 이어지는 동서상가 중간쯤에 골목 안으로 몇 걸음 들어앉은 손만두집이다. 2대 30년. 워낙 알려진 집이라 간판 없이도 잘들 찾아간다는 소문난 집이고, 실제로 ‘만두집’이란 세 글자만 달랑 걸려 있다. 압구정동에서 만두집하면 겨룰만한 곳이 없다는 얘기다. 찬바람이 일고 본격적인 만두의 계절이 닥치면 하루 2~3천개는 빚어야 한다는데, 서너 명이 둘러앉아 하루 종일 손으로 밀고 소를 버무려넣고 수작업으로 빚어낸다. 메뉴는 단 한 가지 만둣국이지만, 두툼한 녹두지짐 한 장 주문해 소주를 한 잔 하고 나서 만둣국을 먹으면 그 맛이 한결 더 깊이 있는 진미가 된다한다.
30년 전통이 흐르는 만둣국의 비밀
만두집은 1982년, 평양에서 월남한 한동숙(2004년 84세로 타계) 할머니가 창업했고, 막내딸 옥혜경(64) 씨가 대물해 자리를 지킨다. 평안도 실향민 1~2세대가 모녀 간 대물려가며 직접 빚은 손만두를 만둣국과 생 만두로 낸다. 그 양이 적지 않아 성수기로 접어들면 하루에 2~3천개를 빚어낸다는 소문이 있다. 그 수량을 뒷받침하기 위해 옆에 가게 한 칸을 따로 얻어 3~4명의 직원이 둘러앉아 하루 종일 만두피를 밀고 속을 채우며 만두만 빚는다. 가게 앞 골목에 내놓은 큼직한 솥들이 하루 24시간 양지머리를 삶아내느라 하얀 김을 내뿜어, 골목 입구에만 들어서도 구수한 냄새가 발길을 잡는다.
겉으로 보기에는 소박하고 작은 만두집 같지만 자신들만의 고유한 분위기와 평양사람들 특유의 기질과 넉넉한 손맛으로 두터운 고객층을 이끌고 있다. “만두는 속을 먹기 위해 빚는다” 는 평양사람들의 만두 자랑처럼, 주먹만 한 만두에 듬직하게 채워 넣은 구수한 만두소가 확실한 진미다. 두부와 숙주나물, 파, 마늘 등에 쇠고기와 돼지고기를 알맞은 비율로 다져 널고, 후춧가루와 참기름으로 맛을 돋운다. 중요한 건 어느 것이나 물기를 꼭 짠 고슬고슬한 상태로 한 주먹씩 집어 재빨리 만두피에 채워 넣는 게 노하우란다.
한결같은 만둣국 맛의 비결은 어머니의 솔선수범
어머니의 손맛을 물려받은 옥 씨의 한결같은 맛 비결은 어머니의 평소 생활모습을 그대로 이어가는 것이라고 덧붙이는데, 할머니는 “평양만두라고 다 같은 평양만두가 아니야.”를 항시 강조했다고 한다. 돌아가시는 해까지 만두소 비비는 것만큼은 한 치도 어긋남이 없도록 철저하게 지켜냈다고, 늘 강조한 것이 정직하고 자기희생이 없이는 손님의 마음을 살 수 없다며 솔선수범의 삶을 보여주었다는 것이다.
만두를 말아내는 육수도 쇠고기 양지머리만 삶아 기름을 말끔하게 걷어내 냉면육수처럼 맑고 담백하다. 이렇게 완성된 만둣국은 우선 푸짐하고, 언제 먹어도 맛이 한결같아 평생 먹어도 물리지 않는다. 큼직한 전골냄비에 만두를 한 바퀴 돌려 안치고, 수육과 야채 양념을 얹어 육수를 부어가며 즉석에서 끓이는 만두전골과 두툼하게 지져내는 녹두부침도 평양사람들의 소탈한 인심 그대로 모양보다는 내용을 앞세워 식사를 겸한 간단한 소주안주로 손색이 없다.
- 주소강남구 신사동 661-1
- 전화02-544-3710
- 주요메뉴
- 만둣국 7,000원
- 녹두부침 8,000원
음식 칼럼니스트 김순경
1940년 평양 출생. 70이 넘은 나이지만 한 손에는 아이폰, 가방 속에는 DSLR 카메라와 태블릿PC를 늘 가지고 다니며 한국 음식에 관한 정보를 망라한 개인 홈페이지 김순경의 한식여행을 직접 관리하고 계시죠. 30년 동안 취재한 맛집이 4,000 곳, 여기서 멈추지 않고 지금도 여전히 대한민국 곳곳에 숨은 보석같은 맛집을 찾아 거침없이 떠나고 계신 열혈 대한민국 1호 음식 칼럼니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