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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STE

[을지로맛집] 맛과 영양이 한그릇 가득한 문화옥

아침저녁으로 바뀌는 기온차에 웬지모르게 몸이 으실으실하는 것만 같고, 썰렁하게 불어오는 바람에 따끈한 국물 한그릇이 생각나는 요즘입니다. 추위를 이겨낼 수 있도록 몸을 따끈하게 만들어줄 국물 한그릇도 맛은 물론 영양도 가득채워야겠죠? 영양부터 맛까지 정성으로 한그릇 가득채운 문화옥의 설렁탕 한그릇 어떨까요?

가을은 겨울을 나기 위해 모든 것을 챙기는 절기다. 준비하는 마음으로 몸에 좋은 음식을 골라먹을 필요가 있다. 제대로 손맛을 들인 정통 서울곰탕과 족탕 꼬리곰탕은 전통적인 한식의 보양음식이다.

서울 설렁탕의 특성을 간직한 문화옥

문화옥은 청계천4가에서 전철 을지로4가역으로 이어지는 일방통행로의 중간쯤에서 우래옥 냉면집으로 들어가는 골목 초입에 있다. 1952년 창업해, 2대 60년 내력을 이어온 설렁탕전문점이다. 고유한 서울 설렁탕집으로 내력은 이문설렁탕 다음으로 꼽히지만, 탕 맛과 내용은 서울설렁탕집의 특성을 가장 정확하게 간직해온 집으로 알려져 있다.

문화옥설렁탕의 남다른 자랑은, 2대로 이어지는 주인이 수수한 토박이 서울사람들이라는 것이다. 창업 후 주인이 바뀐 적이 없고, 개업 첫 달부터 주방을 맡아 50년을 근속하고 은퇴한 조리장 역시 마장동 우시장 출신의 토박이 서울사람이다. 탕과 김치 모두 서울음식의 고유한 손맛이 고스란히 가업으로 이어져오고 있다는 이야기다. 설렁탕의 기본인 쇠고기도 창업 때부터 서울 마장동에서 그날그날 한우 쇠고기로 서울축산 한 곳에서 60년간 정확하게 보내온다고 한다. 따라서 문화옥 쇠고기는 알아서 챙겨주기 때문에 탕 맛이 변할 수가 없다고 한다.

변함없는 문화옥만의 비결

국거리로 알맞은 소의 내포와 사골 우족 꼬리 양지수육 등을 삶아내는 과정에서 우려낸 국물을 고루 가미한다는 뽀얀 진국에 국수사리와 양지수육을 얹어 내는 설렁탕은 담백하고 구수한 순한 맛이 서울설렁탕의 진미를 그대로 보여준다. 국에 얹은 수육이 아무 냄새가 없이 고소하고 달짝지근하게 감치는 뒷맛이 서울설렁탕의 고유한 맛이라는 게 노년층 단골고객들의 평이다.

따라내는 배추김치와 깍두기도 창업주 할머니가 서울 양반가집의 양반김치로 전수해준 것을 그대로 변함없이 이어온다고 한다. 배추김치는 파란 잎을 모두 벗겨내고 속 배추만 다듬어 2~3일 간격으로 담가 배추 속 씹는 고소한 맛이 배나도록 살짝 익혀 내고, 깍두기는 새우젓만 넣고 서울식으로 담가 새콤하도록 알맞게 익혀 내 배추김치와 대조를 이뤄내야 제 맛이 난다고 한다. 서울 설렁탕집의 김치와 깍두기 내는 전통적인 격식이 그랬다는 것인데, 토박이 서울출신 고객들이 즐겨 찾는 이유다. 이래저래 서울에서 고객들의 신뢰가 가장 두텁고 꾸준하게 진화하면서도 서울설렁탕의 진미를 그대로 이어오는 곳으로 평가받고 있다.

메뉴도 서울설렁탕집의 탕 메뉴가 골고루 갖춰있다. 기본인 양지설렁탕과 도가니탕 꼬리곰탕 우족탕 그리고 수육과 만하 도가니수육 등 식사와 안줏거리가 넉넉해 중 노년층의 점잖은 술자리와 친목모임이 많은 편이다. 1백50석 남짓한 식당이 2~3시까지 이어지는 점심시간 내내 자리가 비좁고 주말은 먼 곳에서 가족단위로 찾는 고객들과 음식모임으로 한결 더 붐빈다.

문화옥 정보

  • 주소 중구 주교동 118-3
  • 전화번호 02-2265-0322
  • 주요 메뉴
    • 양지설렁탕 - 8,000원
    • 소머리설렁탕 - 10,000원
    • 꼬리곰탕 - 10,000원
    • 우족탕 - 16,000원
    • 수육 - 35,000원



음식 칼럼니스트 김순경

1940년 평양 출생. 70이 넘은 나이지만 한 손에는 아이폰, 가방 속에는 DSLR 카메라와 태블릿PC를 늘 가지고 다니며 한국 음식에 관한 정보를 망라한 개인 홈페이지 김순경의 한식여행을 직접 관리하고 계시죠. 30년 동안 취재한 맛집이 4,000 곳, 여기서 멈추지 않고 지금도 여전히 대한민국 곳곳에 숨은 보석같은 맛집을 찾아 거침없이 떠나고 계신 열혈 대한민국 1호 음식 칼럼니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