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바다가 그대로 느껴지는 싱싱한 해산물 맛집, 서초동 <서귀포오분작뚝배기>를 소개합니다. 제주도에서 비행기를 타고 온 살아 있는 자연산 해물로 만들어낸 다양한 요리와 함께 소주 한 잔, 비즈니스를 위한 간단한 접대자리라면 더더욱 잘 어울릴 것 같네요 :D
서귀포오분작뚝배기는 서초동 법원 앞 음식골목에 있는 제주산 해물전문점이다. 주인 이병수(50)씨와 정미자(49)씨 부부는 제주도 해산물로는 뒤질 데가 없는 전문가다. 주방음식을 맡고 있는 부인은 1980년대 중반부터 서귀포에서 횟집과 해물유통을 겸하고 있는 친정집 ‘세원’에서 폭 넓은 경험을 쌓았다. 육지 출신이면서 제주도의 해산물유통업에 종사하던 이씨 또한 제주도 해물에는 누구 못지않다.
1996년, 지금 자리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가게를 열고 15년간 혼신을 다해 큰 성공을 일궈내며 지금자리로 옮겨 앉았다. 본인들 스스로 그동안 자신들만큼 제주산 해물을 일관되게 지켜낸 곳이 없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고객들의 호응도 주인들 못지않게 뜨거웠다. 한 번 다녀간 손님은 거의 90%가 단골로 이어졌고, 점심과 저녁시간 모두 예약을 해야 방을 사용할 수 있다.
메뉴 구성은 제주도의 토속음식 오분작뚝배기와 성게국 갈치국 갈치구이 전복회 전복죽 전복구이 소라물회 자리물회 소라구이와 자리돔구 옥돔구이 전복모둠회 등 제주도 해산물 요리로 없는 것이 없다. 서귀포 친가에서 아침 비행기 편으로 보내오는 해물은 점심시간이면 도착해 해물의 대부분이 싱싱하게 살아있다.
인기 메뉴는 전복모둠회와 전복뚝배기, 해물돌솥밥이다. 서귀포 앞바다에서 나는 제주산 오분자기와 전복을 뚝배기마다 너다섯 알씩 정확하게 넣고, 새우와 소라 바지락 꽃게 등을 고루 얹은 뒤 막된장을 풀어 바글바글 끓는 상태로 상에 올린다. 칼칼하고 진한 된장국물에 신선한 해물에서 우러난 개운한 뒷맛이 도심의 점심메뉴로 더할 나위 없다. 특히 오분자기를 보호하기 위해 개발했다는 전복뚝배기는 오분자기와 비슷하거나 조금 더 큰 어린 전복을 넉넉히 넣고 꼭 같은 방법으로 조리해내는데, 맛은 큰 차이가 없고 부드럽게 씹히는 질감이 기대 이상이다.
곁들이는 찬도 제주바다에서 나는 것 일색이다. 서귀포에서 보내온 생 톳, 자리젓과 오징어젓, 싱싱한 생미역무침 등 밑반찬들이 바다 내움을 물씬 풍겨낸다.
그 밖의 오분작과 전복뚝배기 못지않게 인기를 누리는 해물돌솥밥도 이씨 부부가 가게를 열면서 특별 메뉴로 구상해낸 고유의 창작메뉴다. 어린전복과 소라 새우 밤 콩 등 해물과 곡물을 고루 섞어 즉석에서 지어낸 돌솥밥을 양념간장으로 비벼먹는 맛은 젊은 직장여성들의 인기 순위 단연 1위다.
식사와 안주를 겸한 메뉴로 갈치구이와 갈치조림 옥돔구이 자리구이 성게국 소라물회와 자리물회 전복모둠회 등도 하나하나 제주도나 다름없이 신선한 맛을 한껏 실려있다. 제주도 해산물요리로 웬만큼 유통구조를 갖춰놓지 않고는 불가능하다고 한다.
음식에 넣은 간과 양념도 양념한 막된장을 일정기간 숙성시켜 사용하는데, 짜고 질박한 옛날의 제주도 오분작뚝배기와 전혀 다른 세련된 맛이 이 때문이라고 한다. 고객들의 시각과 가슴에 닿는 차원 높은 경지의 음식을 내고 있다는 주인의 자신감이 고객들의 마음을 사고 있다.
주차공간이 넉넉한 2층 건물이 마치 제주도 해산물전시관 같은 인상을 안겨줄 정도로 완벽하게 갖추어 음식모임이나 간편한 접대장소로 손색없다. 굳이 제주도 해물요리를 먹으러 제주도까지 가지 않아도 될 만큼 크게 부족할 것이 없다. 가격이 조금은 높은 편이지만, 이 역시 상차림을 보면 이내 수긍이 가고 남는다.
- 주소 서초구 서초동 1555-2(서초역 1번출구)
- 전화 02)523-9898
- 메뉴 해물뚝배기 1만2천원, 해물돌솥밥 1만2천원, 갈치국 1만2천원, 자리물회 1만2천원, 전복뚝배기 1만5천원, 전복죽 1만5천원, 갈치구이 4만2천원, 자리돔구이 4만원, 고둥어구이 2만원, 모둠회 12만원부터
음식 칼럼니스트 김순경
1940년 평양 출생. 70이 넘은 나이지만 한 손에는 아이폰, 가방 속에는 DSLR 카메라와 태블릿PC를 늘 가지고 다니며 한국 음식에 관한 정보를 망라한 개인 홈페이지 김순경의 한식여행을 직접 관리하고 계시죠. 30년 동안 취재한 맛집이 4,000 곳, 여기서 멈추지 않고 지금도 여전히 대한민국 곳곳에 숨은 보석같은 맛집을 찾아 거침없이 떠나고 계신 열혈 대한민국 1호 음식 칼럼니스트. :-)